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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공황의 전조인가...미국 굴지의 기업 파산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 최대 악기판매업체 '기타센터'(Guitar Center)가 코로나19 불경기를 넘지 못하고 21일(현지시간) 결국 파산했습니다.기타센터는 1959년 할리우드에서 가정용 오르간 판매업체로 시작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업체입니다. 코로나19로 집콕생활해야 하자 취미생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그 일환으로 기타와 같은 악기구입이 증가했다는 기사를 접했었는데요. 아마도 한계가 있었나봅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중심으로 음악 소비가 이뤄지면서 경영난에 빠졌다고 하네요. 음악산업 관계자나 음악애호가들은 큰 충격을 받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좀비 기업들에게 사형선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파산한 미국 악기전문업체 기타센터 모습


현재 각국 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들여 부실의 현실화를 지연시켜왔습니다. 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는 이 같은 각국 정부의 노력을 한계에 부딪치게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타센터는 하나의 상징일 뿐이라고 하는데요.

당장 중국에서는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들이 부도를 내고 있어 중앙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22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국무원 부총리인 류허(劉鶴) 주임 주재로 회의를 열어 채권시장의 발전과 안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최근 채무불이행이 다소 증가했으며 이는 주기성과 행위성 등 여러 요소가 중첩돼서 나온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회의는 시장 주체들이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 20일 독일 BMW의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인 화천그룹(華晨集團·Brilliance China Automotive)이 파산 절차를 밟아 시장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중국 신용평가사가 매긴 화천그룹의 회사채 등급은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고인 트리플A(AAA)였습니다.

역시 'AAA' 등급이었던 중국의 반도체 유망주 칭화유니그룹도 지난 17일 만기가 돌아온 13억 위안(약 219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소비시장이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봉쇄될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가전업계도 떨고 있습니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아직 올해 상반기와 같은 강력한 이동제한 등의 조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행사를 앞둔 가운데 자칫 유통 매장이나 공장 폐쇄 등의 최악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입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필수 업종을 제외한 곳은 봉쇄조치를 내린 상태입니다.프랑스는 이달 27일인 유통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도 다음달 4일로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거든요.

미국도 주(州) 정부 단위로 코로나 대응 단계를 높이는 분위기여서 매장이나 공장 폐쇄 등의 강도높은 조치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 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유로지역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감소했습니다. 유로지역의 전기 대비 9월 경제지표는 산업생산이 -0.4%, 소매판매가 -2.0%로 8월 각각 0.6%, 4.2%에서 감소로 전환됐습니다.


일본경제는 수출은 개선됐지만,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적인 소비회복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의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1%로 지난 8월 4.6%에서 감소세로 전환했고, 서비스 소비도 회복이 지연됐습니다. 10월 이후 정부의 소비진작책(GoTo캠페인) 확대와 함께 소비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적인 소비회복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습니다.

중국경제는 내수와 수출 모두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했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최근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10월 들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큰 폭 둔화되면서 일각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습니다. 기타 신흥국 중 아세안 5개국은 수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더딘 모습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보잉, 델타항공, 엑손모빌 등 미 대기업들이 '좀비기업'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수익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친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막대한 유동성에 미국 좀비기업이 보유한 부채 규모만 우리 돈으로 1500조원을 넘기면서 수년간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상장기업 3000개의 재무상태를 살펴본 결과 대형 항공, 석유기업을 포함한 약 200개 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좀비기업에 새로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있었던 좀비기업을 모두 합치면 3000개 기업 중 좀비기업의 비중은 20%가량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러셀3000지수 내 기업의 향후 12개월간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자 비용과 비교한 결과 6분의 1가량인 527개 기업이 거둬들일 수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저금리에 부채 규모도 늘었습니다. 보잉은 올해에만 320억달러 이상의 부채를 쌓았고 델타항공과 엑손모빌의 빚은 각각 242억달러, 162억달러로 커졌습니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과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도 부채 규모가 각각 148억달러, 12억달러에 달합니다. 이를 포함한 미국 좀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채 규모는 1조3600억달러(약 1504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부채가 증가하고 순익이 감소하면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가 버거워졌습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좀비기업이 증가하면 생산성은 악화하고 투자나 고용에 자금을 적게 투입해 성장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미국 경제에 부담이 돼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규모 재정ㆍ통화정책이 당장은 기업의 파산을 막고 경기 침체가 오지 않도록 방어하려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지만 비생산적인 회사에 자본이 흘러들어가고 고용과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과연 인공호흡기로 겨우 연명하다시피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부채규모도 불어나고 있는데 이 한계가 언제까지 버틸지, 언제 버블이 터져 더 큰 위험에 노출될지 점점 두려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