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지표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경기회복세가 느려질 경우 추가 완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입니다. 여야가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에서 의견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는 소식도 기대감을 부추겼습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4.77포인트(0.15%) 내린 3만154.54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6.55포인트(0.18%) 오른 3701.1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13포인트(0.50%) 뛴 1만2658.19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이날 장중, 종가 기준 모두에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날 아마존은 2% 넘게 오른 반면 테슬라는 1.7% 내렸습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9000억달러(982조원) 규모의 부양안에 대해 의견 접근을 이뤘습니다. 이 부양안에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코로나19(COVID-19) 감염에 대한 기업의 면책특권 부여, 공화당이 거부하는 지방정부 지원 등의 첨예한 내용은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연준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0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1.00∼1.25%에서 제로 수준으로 내린 이후 9개월째 동결입니다.
FOMC는 이날 통화정책성명에서 연 2% 이상의 고물가를 장기간 용인하겠다고 거듭 약속했습니다. 이후 경기가 회복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연 2%를 넘어도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8월 연준은 이런 취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를 선언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물가 하락 압력이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다시 높아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당기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뜻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위원들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준은 채권매입 계획은 종전대로 유지키로 했습니다. FOMC는 성명에서 "매월 최소 800억달러(약 87조원) 규모의 국채와 400억달러 상당의 모기지담보증권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시장은 채권매입 규모 확대 등을 기대했지만 그런 발표는 없었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만약 경기회복세가 느려진다면 채권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제 활동과 고용의 회복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초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연준은 백신 보급에 따른 효과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려잡았습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치인 마이너스(-) 3.7%에서 -2.4%로, 내년은 4%에서 4.2%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됐음에도 미국인들의 씀씀이는 오히려 줄었다고 하는군요.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매장 방문이 급감한 때문입니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1% 줄었습니다.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4%(마켓워치 집계)보다도 부진했습니다.
당초 0.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던 지난 10월 소매판매도 0.1% 감소로 이날 수정됐습니다. 두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셈입니다.
17일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힘 겨루기 속에 코스피지수가 소폭 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시장의 단기과열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날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주의 선전이 돋보였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4(0.06%) 내린 2770.15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오전 11시쯤 한때 1%대로 떨어졌지만 이내 낙폭을 줄였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12억원, 32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3269억원을 순매수한 덕분이었습니다.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팔자세입니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개인은 3조4085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1조6562억원을 팔았다. 기관도 1조7727억원을 매도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쉬지 않고 코스피지수가 올라오는 과정에서 호재가 선반영됐다"면서 "내년에도 코스피 강세를 예상하지만 현재로서는 단기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날은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소비 지표 부진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초 시장에서의 기대감과 달리 연준은 채권 매입 규모나 매입 채권 만기 장기화 측면에서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10개 6개 종목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005930)가 0.6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0.37%, 셀트리온(068270)이 0.57% 내렸습니다.
비트코인이 간밤 2만달러를 돌파하면서 관련주가 압도적인 거래량과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위지트(036090)가 거래량 3위를 기록했고 19.01% 올랐습니다. 위지트는 모바일 커머스 전문기업인 옴니텔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옴니텔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운영업체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주로 분류됐습니다. SBI인베스트먼트(019550)도 거래량 4위를 기록했고 4.42% 올랐습니다.
코스닥시장은 코스피시장보다 선방했습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39(0.47%) 오른 944.04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개인이 1097억원을 파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62억원, 816억원을 사들였습니다.
17일 원·달러 환율이 약보합 마감했습니다. 그래도 1090원대주반까지 원달러 환율이 올라갔습니다. 전일대비 보합 출발한 환율은 달러 약세폭 확대에도 1090.80원~1093.30원에서 좁은 등락을 오가다 소폭 하락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직후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기 부양책 합의 기대도 커지면서 달러는 하락폭을 확대했습니다. 장마감께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48% 떨어져 89선까지 내려섰습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올랐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내년 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20센트(0.4%) 오른 배럴당 47.82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밤 11시20분 현재 38센트(0.8%) 상승한 51.14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미국 EIA(에너지정보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내 원유 재고량은 310만 배럴 감소했습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90만 배럴보다 큰 감소폭입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습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3.50달러(0.7%) 상승한 1868.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